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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결핵전문치료기관, 국가지정격리병원, 사랑과정성을 다하는 국립목포병원 , 결핵을 포함한 신종 호흡기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만들기

자유게시판

우리가족의 귀인들
제목 우리가족의 귀인들
작성자 정배현 등록일 2018-11-30
내용 올 5월 말에 아버님이 갑작스럽게 결핵진단을 받으셨습니다. 근처 병원에 입원하여 비활동성으로 될 때까지 2주일간 치료를 받으시던 중 퇴원하기 전 날부터 두드러기를 동반한 여러 가지 약 부작용 증상들이 나타나자 거기선 안 된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종합병원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친 후 약을 타러 약국엘 갔는데 거기서 지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희 사정을 잘 아시고 또 아버님의 괴팍한 성격을 아시는 그 분은 절대로 집에서 치료 못한다고 목포에 있는 결핵 전문병원으로 모시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노심초사하며 목포병원에 전화상담을 했더니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보내라고 했고 다행히 입원허락이 떨어져 다음 날 입원하시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평소에 가족도 의사도 약사도 말릴 수 없을 정도로 약 중독이 심하셔서 통제가 불가능한 분이셨습니다. 중복되는 여러 약들로 인해 이상한 걸음걸이나 흐릿한 눈동자 어눌한 말투 때문에 치매가 의심되어 검사도 여러 차례 받아 보았지만 극히 정상적이셨습니다. 목포병원에 입원하셔서 한 달 정도 치료를 받으시던 중 CT를 찍었는데 암이 의심된다며 타병원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습니다. 불운이 겹쳐 대장암 진단을 받으셨는데 본인이 수술은 절대 받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결핵보다 중한 암에 걸리셨기 때문에 목포병원에 계시는 것이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들께 민폐가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염치불구하고 저희의 복잡한 가정사를 말씀드리며 제발 결핵치료만 마치고 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저희는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주치의 선생님도 간호사 선생님들도 널리 이해해 주시고 치료기간까지는 최선을 다 해서 돌보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후로 저희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였습니다. 자살소동을 벌이시고, 간호사님들한테 욕하고 발길질하고 등등등... 그럴 때마다 저희는 일정을 다 내팽개치고 목포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버님께서 귀가 어두우신 관계로 전화통화는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가서 달래고 어르고 윽박지르고 해서 돌아오기를 반복했습니다. 정말 쫓겨나고도 남을 상황이 반복되었지만 간호사님들과 환자들 돌봐주시는 여사님께서 조용히 다 케어해 주셔서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몇 개월 사이에 암이 진행되고, 갈수록 상태는 심각해져서 잠을 못 주무시고 돌아다녀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대소변을 지리는 일이 빈번해지자 간호사 통합병동으로 옮겨드린다고 주치의 선생님이 연락해 주셨습니다.
12월 8일이 치료가 종료되는 날이라 그 후의 일을 계획하고 있던 중 23일 날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목포로 달려갔습니다. 그날 아버님 의식이 또렷하시어 다 알아보시고 인자한 모습으로 자식들 반겨주시고 평소 좋아하시던 박카스가 먹고 싶다고 하셔서 사다드리고 좋은 인상을 새기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마지막 의식이셨다고 합니다. 저희 아버님은 11월 27일에 돌아가셨고 29일에 발인하여 추모의 집에 잘 모셔드렸습니다. 조문객 중 목포병원을 잘 아시는 한 분이 홈페이지에 감사글이라도 올려서 많은 사람들이 읽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기에 지체하지 않고 이 글을 올립니다.
목포병원을 알게 되어 행운이었습니다. 분열의 길을 가야만 했던 저희 가족을 살려주신 곳입니다. 가족도 못 할 일들을 아니 가족도 하지 않을 일들을 다 감내하시며 돌보셨던 분들입니다. 주치의 함권영 선생님, 오정은 부팀장님, 김미광 간호사님, 양남희 여사님, 담당간호사님(남자분이신데 성함이 기억나질 않습니다) 그리고 3병동에서, 간호사 통합병동에서 또 식당에서 매점에서 저희 아버님 돌봐주셨던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성함을 익히지 못해 말씀드리지 못하는 많은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장례기간 내내 저희가 목포병원에서 입은 은혜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헤아리며 많이 울었습니다. 저희는 목포병원에서 베푸신 많은 분들의 따뜻한 사랑으로 올 겨울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도 베품의 삶을 살겠습니다. 그것이 아버님께서 저희에게 남기신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여러 사람들을 살리는 목포병원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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